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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이 제안하는 목표 달성 가이드

뇌과학이 제안하는 효과적인 학습 전략, 나만의 장기기억 로드맵 만들기

기억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필요에 의해 재구성된다
_올리버 색스(신경과학자)

혹시 지난주에 읽은 책이나 블로그의 내용을 얼마나 기억하시나요? 아니면 어제 어제 점심에 먹은 반찬들을 모두 기억하시나요? 저는 종종 "내 기억은 스펀지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것 아닌가?" 할 정도로 놀라곤 하는데요. 특히, 며칠 전 눈에 불을 켜고 열심히 공부했던 내용이 기억나지 않을 때, 매년 하는 세금 신고 방법을 다시 찾아 인터넷을 뒤적거려야 할 때, 우리의 기억력이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곤 합니다. 기억은 어떻게 형성될까요? 그리고 꼭 필요한 내용을 잘 기억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으로 학습해야 할까요? 

우리의 기억이 완벽하지 않은 이유

  1. 선택적 저장 : 뇌는 모든 정보를 동일하게 저장하지 않습니다. 기억은 극히 적은 수의 뉴런들에 인코딩되고 저장됩니다. 이는 뇌가 모든 경험을 똑같이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음을 의미하는데요. 뇌에서 강렬한 감정과 결부된 기억이나 반복적인 정보는 시냅스 연결망이 강화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험은 누락되고 맙니다.
  2. 시냅스 강화 : 기억은 특정 뉴런들 상이의 시냅스 연결이 강화되는 과정을 통해서 형성됩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연결은 강화되고, 다른 연결은 약화되면서 시냅스 연결망이 형성되기 때문에, 우리의 기억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모두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3. 장기기억 형성 :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응고화'라는 과정이 일어납니다. 이 과정 또한 모든 정보에 대해 동일하게 일어나지 않으며, 일부 기억만이 장기적으로 저장됩니다.
  4. 기억의 재구성 : 우리가 경험한 것들은 '저장, 유지, 회상'이라는 재구성 과정을 거쳐 기억으로 남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정보는 현재의 감정상 태나 의식에 따라 전과 다르게 변형되거나 손실될 수 있습니다.

장기 기억은 어떻게 형성될까?

우리의 뇌는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정보가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장기 기억이 형성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효과적인 학습의 첫걸음입니다.

  1. 정보 입력 : 감각 기관을 통해 정보가 뇌에 들어옵니다.
  2. 부호화 : 입력된 정보가 뇌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됩니다.
  3. 저장 : 변환된 정보를 뇌의 특정 영역에 저장합니다.
  4. 인출 : 필요할 때 저장된 정보를 꺼내 사용합니다.

장기기억 형성 방법

효과적인 학습 전략 : 장기 기억 회로 만들기

  1. 의미 있는 연결 만들기
    새로운 정보를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연결 지어 생각해 보세요. 이는 정보의 부호화를 돕고 장기 기억으로의 전환을 촉진시킵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내용을 배울 때 그와 관련한 개인적 경험이나 이미지들을 떠올려보세요. 저는 고등학교 화학시간에 주기율표를 외울 때,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낱말에 스토리를 붙여 외웠더니, 그 많은 내용들이 신기하게 기억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새로운 것을 배울 때면, 관련된 내용들 사이에 저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기억하곤 합니다. 새로운 정보를 기존의 지식과 연결할 때, 뇌의 여러 영역 사이에 새로운 신경 연결이 형성되거나 기존의 연결이 강화되는데요. 이는 장기 강화(LTP)라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또 개인적 의미나 맥락을 부여하면 해마를 포함한 기억 관련 영역이 더 활발하게 작동하여 정보를 더 깊이 처리하고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2. 분산학습
    한 번에 많은 양을 학습하는 것보다 같은 내용을 여러 번 나누어 학습하는 것이 장기 기억형성에는 효과적입니다. 이를 '간격 효과'라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1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20 분씩 3일에 걸쳐 공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시간 간격을 두고 학습하면 반복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면서 중요한 정보로 인식하여 더 강력한 신경 연결을 형성합니다. 또 망각 곡선을 반복적으로 상승시킴으로써 장기기억으로의 전환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 망각 곡선 : 19세기말 독일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가 발견한 개념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학습한 정보를 얼마나 빨리 잊어버리는지를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망각 곡선에 따르면 학습초기 망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망각 속도가 느려집니다. 20분 후에는 약 40%를 망각하고 1시간 후에는 약 50% 망각, 1일 후에 약 70% 망각, 1주일 후 약 80% 망각이 발생합니다. 망각은 뇌의 정상적인 기능으로, 모든 정보를 영구적으로 저장할 수 없는 우리 뇌의 한계에 의해 발생합니다.

  3. 능동적 회상
    꼭 기억해야 할 내용에 대해서는 단순히 정보를 반복해서 보는 것보다 능동적으로 회상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학습 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누군가에게 배운 내용을 설명한다면, 단순히 정보를 읽는 것보다 더 강력한 신경 연결이 형성됩니다. 또 학습한 내용을 자신의 말로 설명하거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지식으로 전환되고, 지식을 실제 상황에서 적용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됩니다.

  4. 다중 감각 활용
    여러 감각을 동시에 사용하면 뇌의 다양한 영역이 동시에 자극되면서 더 강력한 신경 연결을 형성합니다. 또 한 감각의 정보처리가 약할 때, 다른 감각이 이를 보완해 주면서 더 나은 인지 결과를 제공해 줍니다. 다중감각 자극은 학습 시 집중력을 높이고, 복잡한 정보를 더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요. 중요한 내용을 읽고(시각), 소리 내어 말하고(청각), 손으로 적어보는(촉각) 방식을 함께 사용하면 기억력을 크게 향상할 수 있습니다.

 


장기 기억 형성의 비밀을 알고 나면, 더 효과적으로 학습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됩니다. 괜히 기억력이 나쁘다며 자책하는 대신, 망각 곡선을 활용하여 중요한 정보에 대하여 반복적으로 기억하건, 다중 감각을 활용해 암기해 보고, 친구에게 알고 있는 내용을 설명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겠지요? 오늘 배운 방법들을 활용하여, 나만의 학습 로드맵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2025.01.24 - [뇌 과학이 제안하는 목표 달성 가이드] - 습관의 과학, 뇌과학이 알려주는 신경가소성을 활용한 목표 달성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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